그냥 감기인 줄 알았는데… 햇살이 폐렴 기록

폐렴… 그 이름만 들어도 심장이 철렁

햇살이가 오늘 새벽에 또 열이 났다.
병원에 갔더니 목이 좀 부었다고 해서 약을 받아왔는데,
이제는 열만 나도, 감기 기운만 보여도 ‘혹시 폐렴까지 가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부터 든다.
아무래도 감기보다는 감기에서 더 진행되는 중이염이나 폐렴이 무섭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난 김에
저번에 햇살이가 폐렴에 걸렸을 때 이야기를 기록해두려고 한다.


시작은 끝나지 않던 아픔의 연속

지난 추석쯤.
햇살이는 정말… 계속 아팠다.

장염 → 수족구 → 이제 좀 나았나? 싶었는데
토요일 새벽, 살짝 감기 걸린 것처럼 콧물이 나기 시작했다.

‘미리 콧물약이라도 받아오자’ 하고 병원에 가려는데
세상에… 차 배터리가 방전 🤦‍♀️
(차를 너무 안 몰았더니 이런 일이…)

걸어서 15~20분 거리라
트라이크에 태워서라도 가보려고 했는데
놀이터 앞에서 내리겠다고 울고, 발버둥 치고, 난리난리개난리.

결국 포기했다.
콧물도 심하지 않고 열도 없어서
“주말만 지켜보고 월요일에 가자” 하고
그냥 놀이터에서 조금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하…
그게 잘못이었다.


주말 내내 이어진 열과 불안

저녁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다.
해열제를 먹이면 잠깐 내려가고,
시간 지나면 다시 오르고.

해열제 먹이고
미지근한 물 적신 손수건으로 몸 닦아주고…
그렇게 기나긴 주말이 지나갔다.

그 전에 그냥 감기일 때는 보통 해열제를 먹이면 천천히 열이 내려가고
그 이후로는 열이 다시 나지 않거나 미열만 살짝 나는 정도였는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월요일 아침, 드디어 병원.


“그냥 감기 같아요” … 그리고 다음 날

그날은 독감이랑 코로나가 유행 중이라
대기 인원이 60명이 넘었다.

원래 다니는 동네 소아과는
원장님이 한 분이었는데 최근에 한 분을 더 모셔왔고,
솔직히 말하면 새로 온 원장님 평판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근데

  • 원래 원장님 대기 60명
  • 새 원장님 대기 3명

…그래, 그냥 받자.
이게 두 번째 잘못이랄까..

새 원장님한테 진료 받은 결과는
“목도 괜찮고, 귀도 괜찮고, 폐 소리도 괜찮아요.
가벼운 감기 같아요.”

감기약 받아서 집에 왔는데
그날 저녁부터 또 열이 나는 거다.

뭔가 쎄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결국 폐렴 판정

다음 날 다시 병원.
(이 시기에 자주 병원에 갔더니 간호사 선생님들도 햇살이 얼굴을 보자마자
이름을 말할 정도였다. 반갑지만 반갑지 않아요…)
이번엔 원래 원장님.

폐 소리 듣더니
“소리가 이상한데… 엑스레이 찍어볼게요.”

결과는 폐렴.

아직도 의문이다.

  • 새로 온 원장님이 못 잡은 건지
  • 아니면 하루 만에 감기에서 폐렴으로 간 건지…

그래도 다행히
입원까지는 안 해도 될 정도라서
이틀 동안 폐렴 수액을 맞기로 했다.


아기 수액 = 전쟁

아기 수액은 진짜…
아기도 많이 힘들겠지만, 엄마도 무지무지 힘들다.

햇살이는 돌아다니고
바늘 빼려고 하고
나는 막으려고 하고
그러면 또 소리지르면서 울고불고..

그야말로 전쟁이 따로 없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핸드폰으로 뽀로로 ON.

두 돌 전에도 통하는 뽀로로는
진짜… 아기들의 대통령이다.

미디어 노출 안 좋다고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정말로… 있다… 🥲


감기 기침이랑은 다른, 그 소리

폐렴에 걸리니까
기침 소리가 확실히 다르다.

가래 낀 깊은 기침 소리랄까.
기침할 때마다
마음이 얼마나 철렁하던지.

그렇게 거의 일주일을 등원도 못 하고
수액 맞고, 약 먹고…

다행히 그 주 후반부터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등원, 그리고 현실적인 선택

의사 선생님이
“열만 없으면 전파력은 없어요” 라고 해서
다음 주부터는 등원을 시켰다.

“완전히 다 나을 때까지 집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라는 말도 들었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추석부터
장염, 수족구, 감기, 폐렴까지.

계속 등원을 못 하고 집에 있었더니
햇살이는 답답해하고
집은 엉망진창.

집안일 좀 하려고 하면
다리에 매달리는 햇살이,
밥 차리려고 하기만 하면 주방까지 따라와서
하부장 열고 안에 있는 거 다 꺼내는 햇살이…


집에서는 안 먹고, 어린이집에서는 먹는 아이

컨디션이 안 좋아서인지
집에서는 밥을 거의 안 먹었다.

어린이집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그럼 점심까지만 등원시키고 하원시켜요” 라고 하셔서
그렇게 했는데…

어린이집에서는 밥을 잘 먹었대요.

…내 밥이 맛이 없는 건가
어린이집 밥이 맛있는 건가 🤔

많은 엄마들이 말한다.
“집에서는 안 먹어도 어린이집 가면 잘 먹는다”고.

왜 그런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제발… 다시는

어쨌든
지금은 다 나아서 다행이지만

제발 폐렴은 다시는 안 걸렸으면.

열 한 번에 이렇게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 걸 보면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 것 같다.

아기 키우는 건
진짜 매일이 사건이고, 매일이 시험이다.
그래도 오늘도 무사히 지나가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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