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분리수면 하던데, 우리는 왜 아직도 같이 잘까
우리 집은 아직도 엄마와 햇살이가 동침 중이다.
의도한 건 아니고… 살다 보니 여러가지 이유로 그렇게 됐다.
처음엔 나도 수면 교육이라는 것을 해보려고 했다.
분리수면에 관련된 책도 읽고, 후기들도 찾아보고,
마음의 준비도 단단히 하고 시작했는데—
첫 번째 문제는 햇살이의 울음 소리였다.
“조금 울다 자겠지”라는 생각은 정말 순진한 착각이었다.
울음이 아니라 거의 비상사태 방송 수준.
이건 우리 가족 문제가 아니라 이웃 전체의 문제가 되겠구나 싶어서 빠르게 포기했다.
또 다른 문제는 잠버릇이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같이 자게 됐는데, 두 번째 문제가 등장했다.
햇살이는 잠을 자면서 가만히 있질 않는다.
굴러다니고, 방향 전환하고,
어느 순간엔 내 배 위로 올라와 엎드려 자고,
어느 순간엔 아빠 배 위로 이동한다.
출근해야 하는 남편의 수면의 질은 급격히 하락했고,
결국 우리는 결단을 내렸다.
👉 햇살이 전용 침대로 쿠시노 침대 구매
👉 분리수면 시도
👉 분리된 사람: 남편
결론적으로 햇살이는 여전히 나랑 자고,
남편만 혼자 떨어져 잔다.
분리수면은 분리수면인데… 우리가 생각한 그림은 아니었다.

그리고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이후, 무서워진 밤.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뒤로 햇살이는 자주 아팠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열도, 기침도 항상 밤에 심해진다.
낮에는 멀쩡하다가도
밤에 자다 보면 갑자기 숨소리가 바뀌고,
온 몸이 뜨끈뜨끈해지고,
콜록콜록, 기침을 하면서 뒤척이다 쉽게 잠들지 못하고,
그럴 때마다 부모의 심장은 쿵 내려앉는다.
그래서 결국
“한 명은 꼭 옆에서 자자”
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직도 생생한 첫 열의 기억
햇살이가 처음 열이 났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 집 사람 중 체력 1등을 자랑하며 밤까지도 뛰어놀다가
잘 시간이 되었을 때 햇살이를 재웠다.
그리고 내가 옆에서 자고 있었는데,
햇살이가 데굴데굴 굴러와서 내 배 위에 엎드려 잤다.
잠결에 안아줬는데—
몸이 너무 뜨거운 거다.
그 순간 잠이 확 깼다.
체온계를 들고 와서 재보니 38도 넘음.
남편 깨우고, 새벽에 난리 난리…
그 전까지는
‘열 나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면 되지’
머리로는 다 알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그 상황이 오니까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아무 생각도 안 나고, 그냥 심장만 빨리 뛰었다.
익숙해져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
물론 지금은 몇 번 겪어봐서
그때보다는 덜 당황한다.
그래도 새벽에 또 열이 난다 싶으면
여전히 심장은 먼저 놀란다.
한 달에 한 번은 꼭 아픈 것 같은 햇살이를 보면서
이런 생각들이 오락가락한다.
- 언제쯤 면역력이 좋아질까
- 어린이집이 문제인 걸까
- 내가 너무 빨리 보낸 걸까
-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과 죄책감이 번갈아 찾아온다.
그래도 오늘도 같이 잔다
분리수면.. 성공했으면 아마 좋았겠지만(?)
그래도 어제 밤도, 오늘 밤도, 어쩌면 내일 밤도
나는 햇살이 옆에 눕는다.
조금 뒤척이면 바로 느낄 수 있고,
숨소리가 바뀌면 바로 알 수 있고,
체온도 먼저 느낄 수 있으니까.
아마 언젠가 조금 더 컸을 때는 자연스럽게 떨어져 자겠지.
그날이 오면 조금 시원섭섭할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이 시기의 우리 방식으로 잘 지내는 중이다.

